전통건축1 기둥과 대들보 – 집의 뼈대에 깃든 신앙 집은 단순한 거처가 아니다사람에게 집은 단순히 비바람을 피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그것은 한 인간의 생애와 가문의 역사가 깃드는 뼈대이며, 삶과 죽음이 함께 어우러지는 신성한 그릇입니다. 제가 이전에 쓴 죽음과 장례 – 조상과 산 자를 잇는 의례 글에서도 다룬 것처럼, 인간은 죽음을 맞이할 때조차 집이라는 공간을 매개로 조상과 후손, 산 자와 죽은 자를 이어왔습니다. 집은 단순히 생활의 무대가 아니라, 생명의 시작과 마무리, 그리고 세대를 관통하는 영적 통로였던 셈입니다. 그 중심에는 기둥과 대들보가 있습니다. 기둥은 집을 떠받치는 힘줄이자 뿌리이고, 대들보는 집의 하늘을 지탱하는 뼈대입니다. 구조적으로는 지붕을 지탱하는 건축적 요소이지만, 민속 신앙에서는 하늘과 땅, 인간과 신을 이어주는 신성한 축으로 .. 2025. 9. 16. 이전 1 다음